전북현대모터스가 리그 통산 10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다시 한 번 ‘K리그 최강자’의 위상을 증명했다. 4년 만에 되찾은 왕좌다. 2년 연속 라이벌 울산HD FC에 우승을 내주는 아픔과,지난해 강등권까지 밀려나는 부진을 겪었던 전북은 이번 시즌을 통해 완벽한 부활 드라마를 써냈다.
전북은 지난 1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33라운드 수원FC와의 홈경기에서 2-0으로 승리, 잔여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조기 우승을 확정했다. 전반 1분 김태환의 크로스를 콤파뇨가 헤더로 연결해 선제골을 넣었고, 후반 11분 티아고가 페널티킥으로 쐐기를 박았다.
전북은 2025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변화를 단행했다. 구단은 지난해 12월 잔류를 이끌었던 김두현 감독과 결별하고, 새 사령탑으로 거스 포옛 감독을 영입했다. 구단은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지도자로서 성공과 실패를 모두 경험한 포옛 감독의 노하우가 전북을 다시 일으킬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포옛 감독은 부임 당시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는 뚜렷하다. 결과로 증명하겠다”며 “선수들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최고의 성적을 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포옛 감독이 전북에 심은 세 가지 키워드(개혁 균형 부활)가 결국 리그 10번째 우승으로 귀결됐다.
그의 첫 행보는 ‘정리’였다. 김진수, 한교원, 구자룡, 문선민 등 베테랑 14명이 팀을 떠났고, 김영빈·최우진·콤파뇨·아나스모 등이 새롭게 합류했다. 특히 전북의 우승 DNA를 지닌 골키퍼 송범근의 복귀는 전북 수비진의 안정을 크게 높였다.
전술적으로도 포옛 감독은 변화를 꾀했다. 최강희 감독 이후 여러 지휘자가 다양한 전술을 시도했지만 안정감은 잃었다. 포옛은 라인을 지나치게 올리지 않고, 빠른 전환으로 상대를 무너뜨리는 조직적인 축구로 방향을 잡았다.
리그 초반 다소 주춤했지만 4월부터 8월까지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완성도를 높였다. 27라운드 포항스틸러스전 패배로 22경기 무패 기록이 끊겼지만,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며 정규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우승을 확정했다.
포옛호는 이번 시즌 공수 밸런스 면에서 독보적이었다. 리그 최다 득점(61골)과 최소 실점(27실점)을 동시에 기록하며 ‘공격과 수비 모두 완벽한 팀’으로 평가받았다.
그 중심에는 주장 박진섭이 있었다. 그는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을 잇는 중추 역할로 팀을 하나로 묶었다. 포옛 감독은 우승 직후 “박진섭은 팀의 리더이자 정신적 버팀목이었다”고 극찬했다. 박진섭은 “감독님 밑에서 선수로서 한 단계 성장했다”며“전북이 다시 정상에 설 수 있어 영광”이라고 화답했다.
포옛 체제의 또 다른 수확은 ‘젊은 피’였다. ‘포옛 황태자’로 불리는 전진우와 강상윤이 그 주인공이다.
전진우는 지난 시즌까지 기대에 못 미쳤지만, 포옛 감독의 전술 아래서 기량을 완전히 꽃피웠다. 현재 득점 순위 3위(14골)를 기록 중이다. 수원FC 임대를 거친 강상윤 역시 활동량과 수비 집중력이 강화되며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 두 선수 모두 올 시즌 활약을 인정받아 A대표팀에 첫 발탁됐다.
한편, 최철순의 은퇴 발표에 팬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이번 우승으로 전북의 10회 우승을 모두 함께한 유일한 선수라는 영광스러운 기록을 세웠다. 앞으로 치를 리그 5경기와 FA컵 결승전이 그의 선수 생활 마지막 경기가 된다. 과연 후배들이 리그 우승과 함께 FA컵 우승까지 들어 올려 ‘더블’이라는 최고의 선물을 선사할지, 팬들의 기대는 점점 커지는 상황이다.
응원가의 한 구절처럼, '녹색의 전사의 전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