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이 끝까지 3파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 전망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단일화 1차 데드라인으로 꼽히는 25일(투표용지 인쇄날짜)을 지나면서 이 후보의 대선 완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단일화 운을 띄우는 국민의힘과 달리, 개혁신당이 시종일관 단일화엔 부정적 입장이다.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곡선을 그리는 가운데, 단일화 시 잃는 것들만 가득해서다.
이준석 후보는 연일 국민의힘이 40대 총리론, 대통령 당무 개입 차단 등 단일화 구애에 대해 강경하게 선을 긋는 모습을 보여 왔다. 지난 22일에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대선은 끝까지 이준석, 개혁신당의 이름으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며 단일화 거부 의사를 못 박았다.
내홍 불거진 국민의힘 …단일화는 1+1=2가 아닌 1+1=0
국민의힘은 내부가 어지럽다. 대선 후보 교체 시도, 지도부의 책임론과 사퇴, 당내 계파 갈등과 신뢰 붕괴 등으로 내홍을 겪는 중이다. 이준석 후보가 단일화에 던질 신뢰가 없다.
또한 '내란세력' 꼬리표 떼기도 중요하다. 지난 4월 그는 한국프레스센터 관훈토론회에서 "비상계엄과 조기 대선에 책임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가 국민의힘과 거리를 유지하며 완주 시, 내란세력과의 단절이라는 프레임으로 중도층에서 표심을 얻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한 이준석 후보가 안철수-윤석열 단일화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완주 행보에 나선다는 분석도 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26일 KBS 여의도 라이브에서 단일화에 대해 “안철수 의원이 출마하지 않고 윤석열에게 양보했고 이후 지지자들이 많이 떠난 것을 본다면 (이 후보가) 단일화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난 20대 대선에서 사전투표 하루 전 안철수 후보와 윤석열 후보 간 단일화가 이뤄졌던 전례를 고려할 때, 이준석 후보와 김문수 후보 간 단일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상승세’로 ‘졌잘싸’시 보수 차기 대선 주자로
이 후보는 현재 대통령 후보 최소 나이인 40세다. 향후 대권에 도전할 기회가 많을 뿐만 아니라, 정치적 역량과 견고한 지지층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대선을 디딤돌로 삼아 전국적 인지도를 제고하고, 차기 대선을 겨냥한 정치적 브랜드를 확립하는 것이 더 중요한 자산으로 남을 수 있다.
소위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에만 성공해도 이 후보는 차기 대권 주자 후보군에 이름을 올릴 모양새다. 2030세대의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합리적 보수와 개혁적 이미지를 구축 중이다. 기존 쌓아온 정치적 정체성의 손상을 감수할 까닭이 없다.
TV토론 이후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이는 지지율이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한다. 지난 23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선 후보 선호도 조사 결과에서 그는 첫 두 자릿수 지지율인 10%를 기록했으며, 이어 이번 24~25일간 진행한 조사에서는 11%로 소폭 상승했다.
심지어 단일화해도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 후보의 지지층이 고스란히 김 후보에게 이동할 것이라는 가정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두 후보의 지지층은 성향과 세대 구성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천하람 개혁신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시사스페셜)에 출연해 "김문수 후보 지지층은 이준석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 않을지 몰라도 이준석 후보 지지층이 김문수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26일 이준석 후보는 김용태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이 이 후보에게 단일화 전제조건을 제시해달라고 요청한 데 대해 “만약 단일화가 있다면 그 당(국민의힘)의 후보가 사퇴하는 것뿐”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