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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허리 충경로, 걷고 싶은 거리가 아닌 ‘위험 노출된 거리’

‘경제 효과도 미지수’ 도로 사업 전부터 상권과 잡음
‘시각장애인 음성 신호기 미설치’ 사고 취약 계층 사고 우려
전주시는 시민, 관광객 안전성 강구...시설문 보완 및 확대 최우선

 

도로 환경개선 공사를 마친 ‘걷고 싶은 거리’ 충경로가 안정성 문제로 시민 안전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시의 의도와 달리 상권 활성화에도 기여하지 못해 문제가 되고 있다.

전주대 학생 김씨 “차도와 인도의 구분이 없는 도로(단차 도로)와 불필요한 조형물이 없어지면서 도로가 전체적으로 깨끗하고 넓어 보여서 좋지만, 보행자의 안전성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자동차가 브레이크 오작동이나 음주운전으로 인도에 들이받을 상황을 고려하면 충경로 거리가 불안하다고 생각한다.” 전주시민이 느끼는 충경로의 안전성에 대한 인식은 긍정과 불안감이 공존한다.

 

역사적, 지리적으로 봐도 충경로는 전주의 허리와 같은 역할을 해왔다. 앞쪽으로는 풍남문과 남부시장이 뒤쪽으로는 객사와 풍패지관 그리고 대각선 방향에는 전주한옥마을 등이 위치한다. 하지만 충경로는 보행자와 차량이 혼재되어 있어 안전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으며, 상업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보행 친화적이지 않아 유동 인구 증가에 한계를 드러냈다.

 

지난 2022년 전주시는 도심 내 보행 환경을 개선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충경로’ 도로 환경개선 공사를 추진했다. 공사는 2년간 184억 원을 투입해 지난해 10월에 완공했다.

 

이번 공사의 특징은 도보와 차도 간의 단차를 없앤 것이다. 충경로의 단차 없는 광장형 도로 설계는 보행의 자유도를 높이고, 미관상 깔끔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장점이 있다. 휠체어나 유모차 이용자, 노약자들도 이동이 용이하며, 보행 중심의 거리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이벤트나 축제 개최 시 보다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이와 시는 공사를 발판 삼아 풍패지관, 전주한옥마을, 전주객사길, 영화의 거리 등 다양한 특화 거리와 연계하여 관광객의 체류 시간 증가 및 지역 상권 활성화를 기대했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는 안전성 측면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차도와 보도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아 보행자가 차량과 혼재될 가능성이 커지고, 차량이 인도로 쉽게 진입할 수 있어 사고 위험이 증가한다. 특히, 음주 운전이나 급정거가 어려운 상황에서 보행자가 큰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이처럼 단차 없는 도로가 개방성과 접근성을 높이는 반면, 안전 시설물이 미흡할 경우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추가적인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

 

김세혁 시의원은 “광장형으로 행사 등을 진행해서 걸려넘어지거나 이런 것들에 대한 방지를 위해 설계된 부문은 이해할 수 있지만 행사 등의 진행은 일시적이기 때문에 평상시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충분한 안전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력 촉구했다.

 

지난해 7월 서울 시청역 앞에서는 역주행 차량이 보도로 진입해 9명이 죽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당시 현장은 보도와 차도를 구분되는 연석이 10cm 안팎으로 매우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는 안전성 확보를 위해 제한속도 조정, 플랜터 설치 등의 노력이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충경로의 안전 문제는 논란이다. 제한속도 조정으로 인해 일부 구간에서 차량 속도가 줄어들었지만, 전반적인 교통 흐름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지적이 있다.

 

 플랜터 설치는 차량이 직접 보도로 진입하는 것을 어느 정도 방지하는 효과가 있으나, 이동형 구조로 인해 강한 충격을 받을 경우 밀려나거나 전도될 가능성이 있어 실질적인 보호 기능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각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안전 시설물(점자 블록, 시각장애인용 음향신호기) 확대를 촉구한다. 점자 블록 설치가 미흡한 점은 시각장애인의 안전을 위협한다. 현재 충경로 특화거리 내 전반적으로 구간에 점자 블록이 설치되어 있으나, 접자 블록이 구비되지 못한 구간이 존재해 접근성이 제한적이다.

 

특히,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향신호기 또한 문제점을 드러낸 것으로 나타났다. 총연장 1.3km, 도보로 약 20분이 소요되는 충경로 구간에는 시각장애인용 음향신호기가 설치된 지점이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에 따라 시각장애인은 점자블록 하나에만 의존해 보행해야 하는 현실에 놓여 있으며, 안전 확보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전주시는 충경로 도로 환경 개선사업을 통해 지역 활성화를 기대했지만, 완공 전부터 상인들과 마찰을 빚었다. 긴 공사 기간이 주된 요인이다. 실제로 도로 바로 맞은편 상가들은 몇몇 문을 닫았고, 길어진 공사는 코로나 시기와 맞물리면서 인근 상가의 매출 감소에 직격타를 주었고, 상가를 이용하려던 고객들도 불편한 상황을 초래했다.

 

184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만큼, 그에 걸맞은 경제적 효과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2024년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2024년 3분기 기준 전북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전국 평균 13.03%를 크게 웃도는 18.9%를 기록했다. 전국에서 충북 다음으로 가장 높은 수치다. 다만, 현시점에서 충경로 공사의 경제적 효과를 평가하는 것은 섣부를 수 있으나, 현재까지 미흡한 부분이 존재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시는 충경로 도로 개선사업은 시민들이 걷고 싶은 길을 조성하는 것을 취지로 진행했다. 도로를 도보와 차도를 일체형으로 조성하고 차선을 넓히는 등 개성 있는 거리인 점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차가 없는 충경로를 향한 부정적인 여론은 존재한다. 시는 보호 시설물 및 시각장애인을 위한 시설물 확대 등 거리의 안전성을 강화하고, 지역주민 및 상인과의 협력을 확대함으로써 충결로를 ‘진정으로’ 시민이 걷고 싶은 거리로 탈바꿈하는 자세가 필요하다.